베뢰아의 귀신론을 비판한다. - 24

6. 마귀의 거짓에서 벗어나다.

① 성불을 포기하고 귀향하다.

세상을 등지고 절에 들어간 것은 알 수 없는 정신적인 문제로 늘 죽음을 생각하다 죽을 용기를 내지 못하고 현실도피의 방법으로 한 선택이었다.

해인사에 들어가 보니 성불하여 부처가 돼서 일체중생을 제도하는 꿈이 생겼다. 나는 그것이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것을 이루기 위한 고행을 4년여 동안 반복했는데 해인사 주지 지월스님의 경고대로 도는 이루지 못하고 육신이 다 망가져서 죽음의 문턱에 이르게 되었다. 고행을 더 이상 계속할 엄두를 못 내고 죽음의 두려움 앞에서 살 방법을 걱정하게 되었다.

겨울철에 일부러 죄를 없애기 위한 고행을 밤중에 물속에 들어갔다 나오기를 한 해 겨울동안 반복했다. 한해가 지나니 물속에 들어가는 것이 겁이 나 다음해부터는 불안 땐 방에서 누더기 옷 입고 사는 고행을 계속했다. 몸에 냉이 들어서 여름철에도 찬물로 세수를 할 수 없게 몸이 차가워지고 뼛속이 아리 는데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이 계속되며 초가을만 되면 피부가 퍼렇게 되는 증상이 생겼다. 먹는 것이 소화가 안 되며 몸이 비쩍 말라 피골이 상접한 상태가 되었다.

마음속에 ‘이제 나는 살 가능성이 없구나!’ 하는 생각에 잡히게 되었는데 죽음을 받아들일 수 있는 준비가 되지를 않았다. 어찌할까 고심하던 중 은사 스님이 서울 조계사 주지로 계시니 가서 약값을 받아 몸을 보하는 약을 사 먹어야겠다는 생각으로 해인사를 출발하여 대구에 갔다. 대구에서 서울행 버스를 타야 하는데 마음이 편하지 않고 심란해지는 것이다. 타고난 성격이 남에게 사정을 하지 못하는 지라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은사 스님에게 가서 ‘수도생활 하다가 몸이 병들어 약을 먹어야겠으니 약값을 좀 주시라.’ 고 말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이리 저리 고심을 거듭하던 중 도를 틔워 부처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편지 한 장 보내지 않았던 집으로 가야된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참으로 염치없는 생각이다. 성불해서 부처가 되기 전에는 고향에 가지 않겠다고 결심했던 4년 전의 나는 간곳없고 몸에 골병이 들어 죽게 되니 또 다시 살고 싶은 생각에 성불을 포기하고 고향집을 찾은 것이다.

② 병든 몸을 고쳐주신 하나님을 만나다.

시골에서 한 해 동안 몸을 추스른 나는 광주로 거처를 옮기게 된다. 어찌하든지 살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갖은 고생을 하며 지내던 중 조그만 사업을 하면서 전도를 받게 된다. 절에서 염불이나 하던 내가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참으로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여전히 건강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의지할 대가 있어야 한다.

불교는 교리적으로 보면 믿고 의지하는 종교가 아니요 석가가 가르치는 대로 마음을 닦아 해탈의 경지에 들어가 성불하고 부처가 되는 것인데 내가 경험한 바로는 결론적으로 무원칙하고 허망한 종교다. 어느 것 하나 절대 진리라고 세워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믿을 것이 아무 것도 없고 의지할 것도 없다.

몸은 허약하고 마음도 불안정한 상태에서 의지할 곳이 필요한 나에게 기독교는 꼭 필요한 종교일지도 모른다. 전도자의 권유로 교회에 다니기 시작한 나에게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 교회를 가면 딴 세상에 온 것 같고 예배를 드리면 지루하기 이를 대 없고 다녀오면 생머리가 아팠다. 결론적으로 교회는 나와 안 맞는 것 같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이슬비에 옷이 젖는다는 말처럼 신앙생활은 고통 중에 계속 됐고 마침내 하나님을 만나는 체험을 하게 된다. 교회를 다녀도 몸은 점점 더 허약해지고 ‘병든 몸을 고쳐 주시라’ 는 나의 기도는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마음속에 몸만 건강해지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어서 건강을 주시면 돈을 벌어 큰 교회를 지어서 바치겠으니 건강주시기를 구하는 기도를 수년 동안 계속했으나 아무런 응답도 없고 몸은 점점 더 허약해져서 죽음의 문턱에 이르는 불안감이 계속되었다.

어느 날 밤 죽을 것 같은 절망감 속에서 나는 전혀 생각지 않은 다른 기도를 처음하게 되었다.